후각이 주는 기억

나는 냄새에 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어떤때는 유별나다는 소리를 엄마한테 들을 정도로…좋은 향기나 불쾌한 냄새에 킁킁대며 반응할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특정한 기억들이 떠오르게 하는 향기들이 있다.

Giorgio armani Gio 향수랑 Jean paul Gaultier le male 향수는 대학교 1학년때의 기억들이…Gio는 첫 향수였고 틈만 나면 슬쩍 슬쩍 뿌려대며 그 상콤한 풀 내음을 좋아했고…남자향수 중에 처음으로 그나마 내가 좋다고 느꼈던 향이었던  le male은 뭔지 모르게 듬직한 느낌이 드는 향이었고….남자친구가 생기면 이 향수를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런 기억이 떠오른다.

Sarah Jessica parker의 Lovely는 대학원시절과 엄마와 함께 했던 2주간의 미국여행을 떠오르게 한다.. 엄마와 둘만이서 떠난 첫 여행, 미국이라는 곳에 처음 와봐서..둥그레 둥그레 여기저기 모든걸 다 재밌어하며 봤던 기억…여름여행이라서 슬쩍슬쩍 뿌리고 다니고…한국에 돌아와서 몇 주는 시차적응때문에 몇 일을 몽롱하게 보내면서도  여행때 사온 선물들을 들고 지인들을 만나러 갈때마다 이 향수를 꼭 뿌리고 나갔다…그래서인지…이 향수의 향만 맡아도..어쩔땐 병만 봐도 그 때 생각이 문득 난다.

오늘은 간만에 Bath and body works의 frosted Cranberry향을 맡다가…박사과정 1년차 때가 생각이 났다. 그런데 유쾌한 기억은  아니다.. 좋은 기억만을 주는 향이 아니고, 약간의 역함이 기억나는 향이었다… 1년차 1학기가 끝나갈 때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었던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온다…..미국에 처음 왔을 때 Bath and body works의 여러가지 향을 맡아보는걸 재밌어했다. 대부분 인공적인 향이었지만, 꽃, 허브, 과일향 등등이 조합된 향기들을 맡아보는게 꽤 즐거웠다. 그러다가 콘센트에 꼽아쓰는 wall flower라는걸 알게됐고, 집에서 음식냄새가 나는걸 싫어했던 나는 바로 득템..처음으로 고른 향이 frosted cranberry향이었다.미국에 처음왔을 땐 cranberry라는게 생경했고, 맛있는 향이라고 생각하면서 골랐던 것 같다. (이 크랜베리향이 가을-겨울 시즌 상품이라는 것도 그 때는 몰랐다.) 그런 가을-겨울쯤…날씨는 스산하고..나는 너무 지쳐있고, 그러다 어느날 집에 왔는데, 집에 그 크랜베리 향이 지나치게 났다..아침에 나갈때 꼽아놓고는 빼는걸 잊고 나가서 하루종일 켜져있었는지, 너무도 인공적인, 덜덜하고 시큼한 향이 문을 열자마자 가득했고…너무 오래꼽아서 그런지, 플라스틱이 타는 것 같은 냄새도 약간 섞여있는 듯한….그날은 유난히 체력도 완전 떨어져있어서 그 냄새가 역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머리가 아프다고 느낄 정도랄까..창문을 열고 환기를 했지만, 그 향은 몇일간 우리집에 남아있는것 같았고, 그 이후로 한참을 쓰지 않다가 결국 반 이상 남은용액을 버렸던 기억..그래서인지 벌써 6년이 지났는데도, 오늘 오랜만에 맡게 된 이 향은 나에게 그 때의 지침과 역함을 떠오르게 했네… #크랜베리향이잘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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